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소장보다 먼저 내는 이유
이 사이트가 다루는 사건에서 가장 자주 권하는 절차입니다. 비용이 두 번 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건너뛰었을 때의 손실이 훨씬 큽니다.
판결은 사람을 따라갑니다
명도 판결의 주문은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을 인도하라”입니다. 여기서 집행할 수 있는 상대는 판결에 적힌 그 피고입니다. 부동산에 붙는 효력이 아니라 사람에게 붙는 효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송이 끝날 무렵 그 안에 있는 사람이 피고가 아니면, 집행관은 문을 열어주지 않습니다. 판결문은 그대로인데 쓸 수가 없습니다.
점유가 바뀌면 무슨 일이 생기나
바뀌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악의적인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 임차인이 가족이나 지인에게 열쇠를 넘기고 나가는 경우
- 상가에서 영업 양도 형태로 다른 사업자가 들어오는 경우
- 전대차가 이루어져 전차인이 점유하는 경우
- 임차인이 폐업하고 종업원이 남아 있는 경우
어느 경우든 결과는 같습니다. 새 점유자를 상대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소를 다시 내고, 송달을 다시 기다리고, 판결을 다시 받습니다. 그 사이 차임 상당의 손해는 계속 쌓입니다.
가처분이 막아주는 것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받아 집행해 두면, 그 뒤에 점유를 넘겨받은 사람에게도 기존 판결의 효력을 미치게 할 수 있습니다. 소송 중에 사람이 바뀌어도 처음 받은 판결로 집행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 이 절차를 “보험”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쓸 일이 없고, 한 번 일어나면 소송 전체를 되살립니다.
신청에서 집행까지
- 점유자 특정 — 현장을 확인하고 전입세대 열람, 사업자등록 사항을 확인합니다. 여기서 잘못 잡으면 가처분 자체가 헛돕니다.
- 신청 — 목적물 소재지 관할 법원에 냅니다. 명도소송과 함께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 담보 제공 —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합니다.
- 결정 — 인용되면 결정문을 받습니다.
- 집행 — 집행관이 현장에 가서 고시문을 붙입니다. 결정을 받은 뒤 정해진 기간 안에 집행해야 효력이 유지됩니다.
결정만 받아두고 집행하지 않는 실수가 생각보다 흔합니다. 결정문은 서랍에 있는데 현장에 고시문이 붙지 않았다면, 기간이 지난 뒤에는 그 가처분이 없는 것과 같아집니다.
담보 부담을 줄이는 방법
가처분에는 담보가 따릅니다. 현금으로 공탁하면 소송이 끝날 때까지 묶입니다. 다만 사안에 따라 공탁보증보험증권으로 갈음할 수 있는지를 법원이 판단하는데, 이것이 허가되면 초기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그래서 신청서를 낼 때 보증보험으로 갈음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신청을 함께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목적물의 가액, 청구의 성격, 소명 정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가처분을 걸면 생기는 부수효과
법적 효력과 별개로, 현장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 있습니다.
- 집행관이 붙인 고시문은 점유자에게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는 신호가 됩니다. 이 단계에서 협의를 요청해 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상가라면 새로 들어오려던 사람이 고시문을 보고 물러섭니다. 무단 전대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 집행 과정에서 실제 점유 상태가 조서로 남습니다. 나중에 점유자를 다투게 될 때 자료가 됩니다.
생략해도 되는 경우가 있나
없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판단 기준은 있습니다.
| 상황 | 판단 |
|---|---|
| 상가·사무실 등 영업용 | 양도·전대 가능성이 높아 걸어두는 편이 낫습니다 |
| 임차인이 이미 사실상 떠난 주거용 | 다투어질 여지가 적어 생략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 연락이 끊긴 상태 | 누가 들어와 있는지 모르므로 현장 확인이 먼저입니다 |
| 협의가 진행 중 | 협의가 깨질 때를 대비해 준비만 해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가처분을 하지 않고 소송만 하면 안 되나요?
가능하지만 위험합니다. 판결 뒤 점유자가 바뀌어 있으면 그 판결로는 집행하지 못합니다. 다시 사람을 특정해 처음부터 밟아야 하므로, 순서를 바꾸는 비용이 훨씬 큽니다.
담보는 얼마나 드나요?
법원이 목적물과 사안을 보고 정합니다. 현금 공탁 대신 보증보험증권으로 갈음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실제 부담은 보험료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가처분을 하면 세입자가 바로 나가나요?
아닙니다. 점유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못하게 묶어두는 것이지 비우게 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명도는 본안과 집행으로 진행합니다.
비용을 아끼려다 소송을 다시 하게 되면 그 손해가 훨씬 큽니다. 명도 절차 전체의 순서는 명도·인도 페이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