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소전 화해로 명도를 미리 대비하기
명도 사건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것은 판결을 받기까지의 구간입니다. 그런데 임대차를 시작하는 시점에 미리 손을 써두면 그 구간을 건너뛸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385조의 제소전 화해입니다.
분쟁이 생기기 전에 집행권원을 만든다
다툼이 생기기 전에 당사자가 함께 법원에 나가, 앞으로 이러이러한 사유가 생기면 목적물을 인도하겠다는 내용으로 화해를 합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작성한 화해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그래서 나중에 실제로 그 사유가 발생하면, 소송을 새로 하지 않고 조서에 집행문을 받아 곧바로 인도집행으로 갈 수 있습니다. 통상 명도소송에 드는 기간이 통째로 빠지는 셈입니다.
어떤 때 쓰나
| 상황 | 이유 |
|---|---|
| 상가를 새로 임대할 때 | 영업용은 점유가 바뀌기 쉽고 명도에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
| 연체 이력이 있는 임차인과 갱신할 때 | 재발 가능성에 대비합니다 |
| 이미 밀린 차임을 분할 변제하기로 합의할 때 | 합의가 깨졌을 때의 조치를 미리 정해 둡니다 |
| 전대·시설 투자 등 조건이 복잡할 때 | 원상회복 범위를 문서로 확정합니다 |
임차인 입장에서도 이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 나가야 하는지가 명확해지고, 그 밖의 사유로는 쫓겨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조서에 무엇을 적느냐가 전부다
화해조서는 그 문언대로 집행됩니다. 그래서 문구가 모호하면 집행 단계에서 다시 다투게 되고, 미리 해둔 의미가 사라집니다.
- 인도 사유를 구체적으로 — “차임을 2기 이상 연체한 때” 처럼 판단이 갈리지 않게 적습니다.
- 목적물을 특정 — 등기부 표시와 일치시키고, 층·호수까지 적습니다.
- 원상회복 범위 — 무엇을 철거하고 무엇을 남기는지 정합니다.
- 보증금 정산 방법 — 공제 항목과 반환 시기를 함께 적습니다.
- 당사자 표시 — 실제 점유할 사람과 계약자가 다르면 그 관계를 반영합니다.
법원이 받아주지 않는 문구
무엇이든 적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강행규정을 피해 가려는 내용이나 임차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문언은 화해 성립 단계에서 정리를 요구받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는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을 무효로 보는 규정이 있습니다.
화해조서라고 해서 이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갱신요구권이나 계약 기간을 사실상 박탈하는 문언은 넣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한계 — 만능은 아니다
- 상대방이 응해야 합니다. 함께 신청하는 절차여서, 임차인이 거부하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 점유자가 바뀌면 그대로 쓰기 어렵습니다. 조서에 적힌 사람에게 집행하는 것이므로, 전대나 양도가 있었다면 별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 사유의 발생을 증명해야 합니다. 연체 사실 자체는 여전히 자료로 보여야 합니다.
- 다툼이 생기면 결국 절차가 필요합니다. 조서의 해석을 두고 다투면 시간이 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제소전 화해를 하면 소송 없이 내보낼 수 있나요?
화해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 조건이 충족되면 바로 집행으로 갈 수 있습니다. 다만 조서에 적힌 조건 그대로만 집행되므로 문구를 정확히 정해야 합니다.
세입자가 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나요?
양쪽이 함께 신청하는 절차라 상대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계약 체결 단계에서 조건으로 넣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계약 중간에도 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임차인 입장에서 응할 유인이 필요하므로, 차임 조정이나 기간 연장 같은 조건과 함께 협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분쟁이 생긴 뒤라면 이 방법은 늦습니다. 그때는 통상의 순서를 밟습니다 — 명도 단계표에 단계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